이튿날 우도에 들어갈 예정이었어서 첫째 날 숙소는 동쪽으로 잡았다. 여러 숙소들을 찾아보던 중 정말x100 좋은 후기만 있던 피디스테이션을 찾게 되었다. 부부 사장님들께서 매우 친절하시고, 숙소에 있는 골든리트리버 두두루도 귀엽고, 조식이 매우 잘 나온다는 후기를 보고 이곳으로 결정했다.
피디스테이션은 컨테이너를 개조해 방으로 만든 곳이라 다른 숙소들과는 다른 새로운 경험이었다.
체크인하면 키 주시고 방 안내해주신다. 우리가 7시 반 정도에 도착했는데 사장님께서 근처 어느 곳으로 가야 음식점들이 있는지 알려주시고 카운터에 9시까지 계신다며 그쯤 전화 주시겠다고 하셨다. 쫌 늦으면 기다리시고 많이 늦으면 먼저 들어가 계시겠다고! 증말 부모님 같은 마음,,🥰
피디스테이션에는 컨테이너 개조 방인 빨간방, 파란방, 초록방, 노란방, 별채에 있는 1번방, 2번방, 3번방이 있는데 아무래도 시그니처인 컨테이너 개조방을 사용해봐야 하지 않겠나 싶어 우리는 파란방을 선택했다.
피디스테이션은 방마다 컨셉이 달라서 내부도 다 다르다. 파란방은 이렇게 초록초록한 컨셉이다. 노란방이 미니언즈 컨셉이라 좀 땡겼지만 2층 컨테이너에서 자고 싶어서 미니언즈 컨셉은 포기했다.
불을 켰을 때와 끄고 조명을 켰을 때 느낌이 또 다르다. 창문은.. 비가 많이 와서 열어볼 생각도 안 했다.
화장실 왼쪽 선반에는 수건이 놓여있는데 두 명이서 1박 동안 사용하기에 충분한 양이다.
어매니티로는 쿤달 바디워시와 닥터방기엔 빠르펭 샴푸, 클렌징 오일, 칫솔&치약이 준비되어있다.
미니바에는 삼다수 두 병과 팩 음료수 두 병, 칸타타, 트레비가 준비되어 있다. 무난무난한 구성.
냉장고 위에 강아지 구급상자(?)가 있는데 귀를 열어주면 상자가 열린다.
혹여나 여행객들이 갑자기 아픈 상황이 발생할까봐 항상 방에 소화제와 비타민을 비치해두신다고 한다. 센스갑👍
화장대 서랍에는 빗과 헤어롤이 들어있고 우산도 하나(두 개 중 왼쪽) 준비되어 있다. 빗은 일회용은 아니지만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시는 듯 보인다. 물론 나는 저런 빗으로 머리가 안 빗기기 때문에 들고 간 빗을 사용했지만..
보일러도 빵빵하게 틀어져있고 침대에도 보온 매트가 깔려있어서 따뜻하게 잘 수 있었다. 사실 너무 더워서 자다가 깼다. 자고 일어나니 방바닥에 던져놨던 수건과 비에 젖어서 바닥에 펼쳐놨던 바지들은 이미 다 말라있던 상태였다.
근데 이대로 자면 밤에 진짜 더워서.. 자다가 깨서 남친이 비몽사몽한 상태로 온도를 내리려고 했다는데 저게 제일 낮은 온도인 것 같다고 해서 더 낮게 조절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된다면 좀 더 내리고 자는 것을 추천한다.
우리는 아침에는 잘 수 있으면 좀 더 자고 체크아웃 준비를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원래 둘 다 조식을 먹는 타입은 아니지만 피디스테이션 조식은 꼭꼭 먹어봐야 한다는 후기들을 보았기 때문에 시간 맞춰 일어났다. 근데 하필 전 날 밤부터 시작된 장대비가 그치지 않아서 바지 다 걷고 가자! 하고서 나가려는데 사장님께 전화가 왔다.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위험하니 좀 이따 사장님이 데리러 오시겠다고 그때 맞춰서 나오라고 하셨다. 넘나 친절..
조식 구성은 이렇게 되어있었다. 미역국에 현미밥, 4종 반찬과 메인 반찬까지! 음식은 더 달라고 하면 더 주신다. 사장님 말씀에 의하면 피디스테이션은 연박하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에 매일 새로운 반찬으로 구성하신다고 한다. 실제로 우리가 갔을 때도 남자 투숙객 한 분이 더 계셨는데 이 분도 일주일 정도 그곳에서 머무르신다고 하셨었다. 그런 분들께 연속으로 같은 음식을 제공할 수는 없다며 항상 메뉴를 바꾸신다고 하셨다.
이 숙소의 마스코트인 두두루. 지금은 10살 정도 되어 잘 안 움직이려고 한다는데 도착했을 때부터 자꾸 내 쪽으로 오길래 남자애냐고 물어봤더니 그렇다고 하셨다. 골든 리트리버라 그런지 정말 순하고 사장님들 말씀도 매우 잘 듣는다. 저 쇼파는 손님들 앉으라고 갖다 둔 것이었는데 두두루가 좋아해서 두두루 차지가 되었다고 한다. 밥 먹는데 주위를 어슬렁어슬렁하더니 남친 옆에 자리 잡고 앉아버린 두두루.
화장대 위에 방명록이 있는데 체크아웃 전에 읽어보았다. 이전에 적으셨던 분들 다 길게길게 한 페이지를 꽉 채우셔서 쓰셨더라. 사실 그저 숙소에 왔다 가는 것뿐인데 한 페이지를 꽉 채울 정도로 쓸 내용이 많을까 싶긴 하지만 따뜻한 분위기에서 시간을 보냈다면 그럴 수 있을 것 같다. 글재주가 없어서 길게는 못 적었지만 나도 방명록에 몇 자 적고 왔다.
체크아웃은 키만 반납하면 된다. 우리는 렌트카가 있었는데 차 뺄 때도 사장님이 봐주신다ㅎㅎ 사장님 내외분께서 차 빼고 갈 때까지 마중해주신다.
숙소 도착했을 때는 이미 깜깜하고 체크아웃 전에는 비가 와서 숙소 전경 사진을 못 찍어서 간신히 비 잠깐 그쳤을 때 찍은 숙소 전경.
여기서 보이는 컨테이너 중 파란색 컨테이너에서 하룻밤을 보냈다. 그동안 가봤던 숙소들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만족스러웠다. 가격도 비싸지 않을 더러 추위를 잘 타는 나에게는 방이 따듯하다는 것도 매우 큰 매력으로 다가왔고 친절하신 사장님 내외 덕분인지 전체적으로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지낼 수 있었다.
장점
- 친절하시고 잘 챙겨주시는 사장님 내외 + 두두루.
- 빵빵한 보일러와 온수.
- 집밥 같은 조식이 제공된다.
단점
- 큰 도로에서 안 쪽으로 좀 들어가야 나오기 때문에 밤늦게는 돌아다니기 무섭다.
- 컨테이너로 되어있다 보니 비가 오면 빗소리가 크게 들린다. (우리가 간 이튿날 새벽에 폭우주의보가 내렸는데 자다가 빗소리 때문에 깼다. 진짜 전쟁 난 줄..)
피디스테이션 : http://www.pd-station.com/
✨내돈내산 숙소 후기✨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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